시중에 유통된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고 발표한 소비자원과 해당 원료를 공급한 업체 중 한 곳인 내츄럴엔도텍 사이에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은조롱이라는 식물의 뿌리인 백수오는 항산화 효과 등이 있어 중장년층 여성의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다. 최근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던 상황이다.
23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를 조사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라고 판명된 제품 중에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를 사용한 제품 6개가 포함됐다.
대부분 업체 문제가 된 제품을 회수해 폐기하는 데 동의했지만,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행한 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을 중요한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백수오 제품에 대한 민원이 늘자, 지난 1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가 백수오가 맞는지를 조사했다.
식약처는 공인 시헙 법인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이라는 기법으로 원료를 검사했다. PCR은 특정 유전자를 증폭해 살펴보는 검사 방법이다. 원료에 백수오 유전자가 포함돼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당시 검사에서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는 백수오가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최근 조사 결과는 달랐다.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 백수오가 아니라 백수오와 비슷하게 생긴 이엽우피소가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소비자원은 PCR 기법과 또 다른 기법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조사를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검사 결과가 다른 이유가 같은 PCR 방식으로 검사했어도 시료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식약처가 검사한 시료는 지난 1월 입고된 원료였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시료는 지난 3월 입고된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동일한 곳에서 공급됐어도 입고 날짜가 다른 원료라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면서 “재조사를 통해 백수오 원료의 진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가 다른 것으로 알려진 지난 22일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다시 수거해 검사를 시작했다.
식약처는 이 밖에 소비자원의 검사 결과 백수오가 아니라 이엽우피소라고 판명된 제품의 유통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도 취했다.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전국 256곳 식품업체와 44곳 건강기능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점검도 시작했다.